[미디어파인 시사칼럼] “피고인은 무죄”. 광주지방법원 보이스피싱 전담 형사재판부에서 무죄가 선고된 순간 방청석이 웅성거렸다. 

보이스피싱에 엄격하기로 유명한 재판부였고, 비슷한 내용으로 재판을 받았던 다른 피고인들에게는 전부 실형이 선고되거나 피고인 항소가 기각되고 있었는데, 유독 조형래 광주형사전문변호사가 변호한 피고인 1명에 대해서만 무죄가 선고됐기 때문이었다.

피고인은 사회경험이 많은 50대 남성으로, 보이스피싱 전달책으로 활동하며 수 억 원의 피해금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이체했었다. 피고인은 1심에서 목포변호사 도움을 받아 무죄 주장을 했지만, 법원은 피고인을 믿지 않고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피고인은 심지어 금융기관 재직자였기에 보이스피싱의 다양한 유형과 범행수법도 일반인보다는 잘 알았을 터였다.

사실 보이스피싱 현금전달책으로 범죄에 가담하게 된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주장을 한다.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 ‘단순 아르바이트인 줄 알았다’, ‘얻은 이익이 별로 없다’, ‘실명을 썼고 휴대폰 번호도 숨기지 않았다’, ‘겨우 이 돈 벌려고 범죄자가 되는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등의 주장이다.

이해는 한다. 그게 대부분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경찰과 검찰 그리고 법원의 눈은 매섭다. 피의자, 피고인 신분이 된 이상 절대 순순히 믿어주지 않고 진술과 행동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파헤친다. 초범이라 하더라도 실형을 원칙으로 법정구속이 이루어진다. 남들이 다 하는 똑같은 방법으로는 절대 무죄를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철저한 증거 수집과 분석, 법리 분석과 사안 포섭, 사회적 현상에 대한 고찰과 담당변호사만이 느낄 수 있는 순간의 기회를 잡아서 핵심을 꿰뚫는 변론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다행히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무죄를 선고받은 피고인은 곧바로 석방됐고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지 않았다면 긴 시간을 교도소에서 보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무죄를 선고받은 덕분에 억울하게 수감됐던 기간에 대해서는 국가를 상대로 형사보상청구도 가능해졌다.

보이스피싱은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악랄해지고 있다. 2006년에 보이스피싱이라는 범죄가 최초 발생한 이후 2021년 정부 공식 통계로 누적 피해금액은 무려 3조 8,681억 원이고, 발생 건수도 27만 8,200건에 달한다. 하지만 검거되는 인원 중 보이스피싱 조직원 ‘총책’은 2%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현금인출책’ 또는 ‘전달책’이라 불리는 사실상 평범한 사람들이다.

나도 모르는 순간 보이스피싱에 가담해버렸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방어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그 방어전략은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구속되지 않을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늘릴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법무법인 태창 형사전담센터 조형래 변호사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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